| 안동 간고등어, 미국 일본 호주 등 9개국에 수출 … 보령시 머드제품, CTFA 공식 승인 받아 |
| 내일신문 2007-01-24 오후 3:28:19 게재 |
미국 뉴욕 지사에서 근무하는 김씨. 퇴근 후 직원들과 어울려 구수하고 짭짤한 안동 간고등어를 안주 삼아 고창 복분자주로 한잔 마셨다.
직원들과 헤어진 김씨는 슈퍼마켓에 들려 아이들에게 줄 제주도 감귤 초콜릿을 샀다. 집에 돌아와 충남 보령시에서 만든 머드(진흙)비누로 하루의 피로를 씻었다.
이 가상 시나리오가 조금씩 현실화 되고 있다. 국내 지역특산물의 수출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 간고등어는 지난해 미국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지역에 1억원 어치를 수출했다. 최근 3~4년간 100%씩 성장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에 소량만 수출하던 보령시 머드제품의 올해 수출전망이 매우 밝다. 지난해 미국에서 실시한 파우더(미세한 가루의 화장용 분)연료 시험 결과, 국제화장품원료협회(CTFA)의 승인을 얻었다. 머드제품 원료가 CTFA가 펴내는 원료사전(ICID)에 공식 등재되고 CTFA의 원료집 주소록에도 당당히 올라갔다.
이와함께 전남 함평군의 아이스홍시는 중국, 경남 함양군의 셀레늄 버섯은 일본, 제주도 감귤 쵸콜렛은 미국 일본 중국, 전북 임실군의 장미는 일본과 러시아, 경기도 강화군의 가시오가피주는 미국과 인도네시아로 각각 수출되고 있다.
아직 수출 규모는 적지만 최근 자유무역협정(FTA)이 확대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FTA가 체결되면 수출활로가 넓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산골 어물전서
세계로 안동 ‘간고등어’
“맛이 참 독특하다. 쫄깃하고 고소한 게 입맛을 당긴다.” 지난 2월 홍콩 국제식품박람회장에서 칠레 바이어들이 안동 간고등어 구이를 시식하고 한 말이다.
이들은 “칠레엔 수산물이 많지만 이처럼 염장(鹽藏) 처리된 것은 처음 맛본다”며 즉석에서 수입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3월 칠레로 첫 수출됐다. 1톤 분량 4000여마리, 미화로 약 3만달러(약 3600만원)어치다.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칠레로 나가는 첫 수산물이었다. 이후 간고등어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과 일본 호주 등 9개국으로 수출길을 넓혔다.
안동 간고등어는 조선시대 옛 맛을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소금만 뿌린다고 간고등어가 되는 게 아니다. 냉동 상태로 수송된 고등어를 4시간 동안 물속에서 녹인 뒤 내장을 발라내고 습식 염장을 한다. 소금물에 2시간 담가 살은 물론 뼛속까지 간이 배어 들도록 하는 것. 이후 마른 소금을 치는 건식(乾式) 염장을 하고 다시 영하 4도의 숙성 창고에서 12∼24시간 둔다.
세계를 취하게 한
고창 복분자주
가정에서 근근이 제조돼 돌아다니던 복분자주가 상품화된 것은 1995년이다.
선운산 복분자주는 2000년 우리식품 세계화 특별품평회에서 주류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당시 심사위원 50명 중 35명이나 됐던 외국인들은 복분자주의 향긋하고 달콤한 맛과 와인보다 짙은 진홍색에 갈채를 보냈다.
흥진의 복분자주가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발효과정을 거친 독특한 맛과 향 때문이다. 일반 복분자주가 술과 복분자를 혼합해 담그는 것이라면 흥진의 복분자주는 복분자 열매에 효모를 첨가해 발효시키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3개월간의 압착기간에 8개월 저온숙성을 거쳐 탄생되는게 이 회사 복분자주다. 널리 애용되는 흰 도자기병 선운산 복분자주는 18개월을 숙성시켜 맛의 기품이 더 깊다.
고 정주영 현대회장이 북한을 방문하며 이 회사 제품을 선물용으로 가져가고, 아셈 건배주로 이 회사 복분자주가 채택되면서 알음알음으로 알려지던 고창 복분자주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흥진의 복분자주는 일본과 홍콩, 대만시장에 매년 수출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미국을 새롭게 추가했다. 수출액은 연말까지 60만 달러로 추정된다.
더 붉고 향기로운
장미중의 장미 - 로즈피아
2005년 우리나라 장미 수출실적은 1000만 달러. 이 가운데 60%인 600만달러를 25개 농가가 모인 한 화훼수출전문기업이 달성했다. (주)로즈피아가 그 주인공이다.
로즈피아는 매일 12만~13만송이의 장미를 생산해 도쿄, 오사카 등 일본 내 124개 꽃시장과 서울 양재동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화훼 공판장으로 보낸다. 로즈피아에는 현재 전남·북 지역의 15개 화훼 영농조합(25농가)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농가가 습도·환기 등이 자동 조절되는 첨단 유리 온실에서 키운 비비안, 로즈유미, 핑크레이디, 차밍 등 23종의 장미를 하루 6만∼7만송이 생산한다.
로즈피아는 유통과정에서 ‘콜드체인’이라는 저온유통 시스템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였다. 소비자 손에 들어갈 때까지 섭씨 4~5도의 저온상태에서 신선도를 유지한다. 이 덕분에 로즈피아의 장미는 평균 14일 개화 상태가 유지돼 일반 건식 상품(7~10일)보다 유통기간이 길어 경쟁력이 뛰어나다.
전북도에 따르면 2003년 러시아에 475만 7000달러어치를 처녀수출한 이후 2005년에는 612만 4000달러어치의 장미를 수출하는 등 러시아에서 전북산 장미의 인기가 꾸준하다. 이 중 대부분이 로즈피아의 장미이다.
중국인 입맛 사로잡은
함평의 아이스홍시
전남 함평군 소재 (주)감나루는 시중에서 300원짜리 감을 3000원에 판매한다. 그래도 없어서 못 판다. 무려 10배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감나루는 ‘깎아 먹는 단단한 홍시’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 시장을 개척했다. 보통 홍시는 맛이 떫어 연시처럼 물러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떫은 맛을 없애는 기술을 개발, 떫지 않은 홍시를 단단한 상태에서 사시사철 먹도록 만들었다.
또 가을과 겨울에 먹던 홍시를 영하 20도로 얼려서 저장한 다음 여름철에 껍질을 제거하고 먹는 ‘아이스 홍시’라는 신제품을 개발, 계절을 거스르는 상품을 내놓았다.
2004년 회사는 아이스 홍시를 가지고 거대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베이징시 1만여평에 연간 1000톤의 아이스 홍시 생산공장을 중국정부의 돈으로 건립키로 투자계약을 맺었다.
2005년 11월 상해 상신농업기술개방공사와 아이스 홍시 300만 달러 수출계약을 했다. 중국 진출을 계기로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초강력 미네랄을
전이받은 명품 버섯
(주)한국셀고농산은 농업도 얼마든지 첨단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셀고농산의 셀레늄 표고버섯은 일반 표고버섯에 일일 권장량의 셀레늄을 함유시켜 일반인 누구라도 쉽게 먹을 수 있게 제품화한 것이다.
셀레늄은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방지해주는 천연의 항산화제로서의 효과가 비타민E의 약2000배에 달한다. 셀고농산은 현재 7만평 규모의 버섯재배단지에서 세계 최초로 셀레늄 천백화고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셀레늄 천백화고는 표고버섯의 종류 중 최상품인 천백화고에 셀레늄이라는 미네랄을 전이시킨 것으로 매우 귀한 ‘명품 버섯’이다.
국내 버섯업체 중 최초로 2006년 5월 일본에 월 5억원 정도(년 50억원)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셀고농산은 셀레늄 천백화고를 일본은 물론 유럽 홍콩 싱가포르 미국 및 아랍권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셀고농산은 또 버섯을 상품화하기위해 ‘셀레늄이 여는 하루’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각종 버섯함유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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