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깔찬 고춧가루, 안동 간고등어, 고창 복분자주, 횡성 한우….’

지방 특산품이 글로벌 명품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서 외국으로 수출, 외화 획득에도 단단히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고추의 고장 경북 영양군에서 생산된 ‘빛깔찬’ 고춧가루는 최근 수출실적 1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 같은 실적은 단일 농산품목으로는 드문 것으로, 특히 자체 브랜드 개발 1년여만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케이스다. ‘빛깔찬’ 고춧가루는 영양에서 재배되는 질 좋은 붉은고추만 사용한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그 동안 국내외 각종 국제식품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해 제품의 우수성을 알려왔다.

갓 잡은 고등어 내장을 발라내고 소금으로 간을 한 ‘안동 간고등어’도 명품 반열에 오른지 오래다. 40년 동안 간을 맞춰 온 ‘전문 간잽이’ 이동삼씨를 내세워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나선 ㈜안동간고등어(대표 유영동)는 지난 99년 제품 출시, 2000년 홈쇼핑 판매, 2001년 국내 최초로 품질인증 획득, 2002년 미국 현지공장 준공 및 판매 등의 급성장을 일궈냈다. 유영동 대표는 “올해 매출액만 100억원에 이른다”며 “안동간고등어는 지구촌 곳곳의 식탁에 오른 국제적 명품”이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 전통주인 전북 ‘고창 복분자주’ 역시 명품으로 손색이 없다. 지난 10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의 건배주로 사용된 고창 복분자주는 현재 고창군내 33개 공장에서 술과 음료를 생산하고 있고 지난해 매출액은 무려 1100억원. 지난 3월에는 까다롭기로 이름난 일본 수출길까지 열었다.

한국관광공사가 ‘한국관광명품’으로 인증한 부산 ‘기장 미역’과 ‘기장 궁중다시마’도 원자재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에 투자해 성공한 케이스다. 미역과 다시마로 미키(미역 쿠키)와 다키(다시마 쿠키)라는 상품을 개발한 가공업체 ㈜청호씨푸드(대표 김상권)는 지난해 25억원의 매출을 올해는 50억원으로 정하고 신라대와 산학협동까지 체결했다.

전국 최고의 쇠고기 명품인 강원 ‘횡성한우’는 군과 축협, 축산농가들이 한마음으로 만들어 낸 명품브랜드. ‘명품 횡성한우’, ‘암소 횡성한우’, ‘비거세 한우’ 등으로 상품을 구분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는 등 차별화에 나선 것이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넙치를 동면상태에서 수출하는 제주의 ‘양식넙치’, 연간 2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충북 ‘음성청결고추’, 국내 농산물로선 처음으로 중국 인민대회당에 납품한 전남 ‘고흥유자차’, 경남 남해군이 자랑하는 ‘죽방멸치’,명절 제수용품으로 출발해 웰빙음식으로 각광받는 ‘영천 돔배기’(상어고기) 등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명품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경북도 이태암 농수산국장은 “명품 특산물은 생산자와 관련 단체, 지자체 등이 함께 노력해야 가능하다”며 “명품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도 어렵지만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